잡다한 책읽기

[Water for Elephants] 첫 북클럽 + 서커스, 코끼리, 그리고...

민토리_blog 2013. 11. 9. 04:28


Water for Elephants : A Novel

저자
Sara Gruen 지음
출판사
Algonquin Books of Chapel Hill | 2007-04-09 출간
카테고리
문학/만화
책소개
방금 전의 일처럼 또렷이 기억나는 것, 어제 일은 기억이 안 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C의 소개로 커다란 눈이 인상적인 S를 만났다. 2살 반된 단발의 귀여운 여자아기의 엄마인 그녀는 알고 봤더니 옥스포드 출신이였고, 내 친구인 M과 R와도 친구였다, 그리고 우리 동네 근처에 산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학생들을 중심으로 중국으로 봉사활동을 보내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M과 R은 원래 친구였지만 거기 갔다가 사이가 깊어져서 돌아온지 얼마안되 커플이 되었고, 그 다음해 약혼을 했으며, 또 그 다음해 결혼을 하고 지금은 터키에 산다. S역시 그 봉사활동에 참가했었고, 그 당시 M은 S가 있던 팀의 리더였으며, 지금 S의 남편 A역시 옥스포드에서 온 그 팀 소속으로 인연이 닿아, M과 R처럼 그 여행 이후 결혼해서 이곳 웨일즈의 시골마을까지 흘러온거다. 


서로 어떻게 M과 R을 아느냐에 대해 얘기하다가 여기까지 흘러왔고, 그녀와 나는 둘다 "What a small world!"를 외치며 급속히 가까워졌다. 그리고 활동적인 그녀를 따라 얼떨결에 그녀가 이끄는 북클럽에 들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책, Water for Elephants.. 


크게는 대공황이 있던 19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서커스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다. 그리고 주인공인 Jacob 은 현재 93살이고, 23살의 젊은 Jacob은 한때 알아주던 최고의 대학에서 수의학을 공부하다가 집안에 닥친 일들로 방황하던 중 얼결에 서커스 기차에 뛰어오르면서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23살의 Jacob이 겪는 모험담도 흥미진진하지만, 93살의 Jacob이 하는 말들이 더 강하게 다가왔다. 아주 현실적이라고 할까... 예를 들면... 


"When you are five, you know your age down to the month. Even in your twenties you know how old you are. I'm twenty-three, you say, or maybe twenty-seven. But then in your thirties something strange starts to happen. It's a mere hiccup at first, an instant of hesitation. How old are you? Oh, I'm - you start confidently, but then you stop. You were going to say thirty-three, but you're not. You're thirty-five. And then you're bothered, because you wonder if this is the beginning of the end. It is, of course, but it's decades before you admit it"


난 단 한번도 서커스에 가본 적이 없지만, 어떤 부분은 묘사가 대단해서 그저 읽는 것 만으로도 그 당시 서커스의 풍경을 상상하게 했다. 알고보니, 이야기에 쓰인 서커스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이 작가가 여러해 꾸준히 조사를 한 결과 알아낸 사실들이라 하니, 그걸 생각하고 읽으면 더 흥미진진할 수 있다. 


1. 이 책을 터키에서 일주일간의 휴가동안 읽었는데, 왠만하면 책을 잘 안읽는 남편까지 다 읽었을 만큼, 한번 읽기시작하면 멈추기 힘들만큼 흥미도가 높다. 


2. 알고보니 이 책 영화로도 만들어 졌다. Twilight에 나오는 뱀파이어 남자와 '금발은 너무해'의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인데.. 원래는 여자 캐릭터가 내 상상속의 캐릭터와 너무 맞지 않아 안보려 했는데, S의 말을 따르자면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어서 어느 한편으론 책을 보완해주는 느낌이라 했다. 책을 보면서도 한편으론 지나치게 Jacob의 입장에서만 쓰여진듯해 좀 아쉬웠었는데, 영화도 보면 괜찮을 듯하다. 


... 

그리고 책과는 다른 거지만, 처음으로 참가해본 북클럽에 대한 인상. 


총 7명이 참여했는데... 이 동네에는 이미 다수의 엄마들로 이루어진 그룹이 있다. 그들은 늘 뭉쳐다니고, 어디 아기들 플레이 그룹에 와도 자기들끼리 뭉쳐 앉는다. S는 어찌보면 그들의 그룹이지만, 늘 술마시고 파티하려 하는 그들의 문화에 좀 답답함을 느껴서 만든게 이 북클럽이였다. 초반에는 꽤 많은 이들이 한다니까 분위기에 이끌려 사인한거 같은데.. 결국에 그 그룹중에 참여한 여자들은 4명, 그리고 그 중 2명은 아예 책을 다 읽지 않았고, 1명은 시종일관 침묵했으며, 1명만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S와 따로 인맥이 있어 외딴 섬으로 참여한게 나랑 A. 처음의 모임으로 짐작했을 때, 나중에는 대략 4-5명정도만이 남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영국인들이 다수로 모였을 때는, 대부분 목소리가 크고 말이 많은 사람을 중심으로 모임이 이끌어진다. 거기에 낄려면 나역시 목소리를 내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어야 한다, 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