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ngerbread Man
- 저자
- Kimmel, Eric A./ Lloyd, Megan (ILT) 지음
- 출판사
- Holiday House | 2008-11-27 출간
- 카테고리
- 아동
- 책소개
- A freshly baked gingerbread man esc...
꼬맹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갔다가 거기서 Story time을 하길래 아이들과 같이 앉아있었는데.. 거기서 읽어준 책이 영국 동화 중 고전이라고 불릴 수 있는 Gingerbread man이였다. 대략의 줄거리를 말하자면, 막 구워진 gingerbread man (사람모양의 생강쿠키)이 집을 탈출해서, 그를 먹으려는 다른 동물들로부터 도망치다가, 강에 다달았는데, 그 때 여우가 '내가 강을 건널 수 있게 도와줄게'하는 꼬임에 속아 넘어가서 강을 건너다가 여우에게 잡혀 먹는다는 이야기다. 이 동화의 키 포인트는 읽을 때, "You can't catch me, I'm the gingerbread man!"하는 부분인데.. 아이들과 어른 다 어울려서 후렴구처럼 같이 읊어댄다.
사실 이 이야기를 다른 엄마네 집에 갔다가 처음 접했었는데, 사실 읽으면서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서, 이 책을 절대 내 아이들에게 읽어주지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도서관에게 이렇게 무방비로 당할 줄이야 -ㅁ-;;;;
난 이 Gingerbread man을 먹지 못한다. 생강 맛이 강하기 때문도 아니고 (그래, 영국에 처음 와서 생강이 단 것을 만들 때 쓰이는 걸 보고 충격을 받긴 했지만 - Ginger cookie, Ginger cake, Ginger beer, etc), 쿠키같이 단 걸 싫어해서도 아니고... 정확히는 이 쿠키가 Gingerbread 'MAN'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람모양'이라서 못먹는다;;;;;
이런 저런 음식을 골고루 잘먹는 나이긴 하지만, 내가 절대 못먹는 음식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이 생강쿠키처럼 사람이나 어떤 형태를 지니고 있거나, 표정이 있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Easter (부활절)에 영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토끼 모양의 거대한 초콜렛이라든가, 크리스마스 때 볼 수 있는 산타모양이나 사슴 모양을 한 초콜렛이라든가.. 막대에 꼽아놓은 곰이나 다른 동물 모양의 젤리같은 것도 먹질 못한다;;
내 서른살의 생일날 친구들이 깜짝 파티를 준비하면서, 'Happy Birthday to you~~'하는 노래와 함께 들고 나온 케잌이 원숭이 모양의 케잌이였는데.. 원숭이 등에 촛불이 꼿혀서 나오는 순간부터 내 표정이 슬슬 굳었다가, 친구들이 내게 칼을 내밀면서 원숭이의 몸 어딘가를 잘라서 반토막 내라고 하는 순간에는, 어쩔 수 없이 미안하다고, 내 이런 이상한(!) 식성(?!)을 고백해야만 했다;;; 그 당시 남자친구였던 지금의 남편이 ㅎㅎ 웃으며,알았다고 원숭이를 근처 테이블에 놓고 자기가 자르겠다고 했을 때, 난 다시 칼을 든 남편의 손을 막고서 "제발 내가 못보는 곳에 가서 원숭이를 자르고, 혹시 내게 케잌 조각을 줄거면 그 조각이 이 원숭이로부터 나온거란걸 내가 절대 알 수 없는 조각을 달라"라고 따로 부탁했어야 했다.....;;;
또 언젠가는 다른 친구네 집에 식사를 초대받아 갔는데.. 마지막에 과일을 꺼내오면서 그 친구가 장난치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과일로 접시에 웃는 얼굴을 만들어서 왔는데... (오렌지로 만든 눈, 딸기로 만든 볼, 바나나 입 등) 눈을 파먹기도 그렇고, 입을 잘라 먹기도 그렇고, 어느 것 하나를 만져도 도저히 답이 안나올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부탁해서, 결국 친구가 그냥 접시에 얼굴이 아닌 과일들만 담아다줘서 먹었다;
도대체 어쩌다 이런 증세(?!)가 나타나게 됬는지는 모르겠는데.. 뭐랄까.. 표정이 생기는 순간, 형태가 생기는 순간 감정이입(?)을 하게 된달까... 왜 그럴까.. 아, 그런데 구미베어 (작은 곰돌이 모양의 젤리)는 먹는다;; 물론 곰돌이를 반으로 잘라먹거나 하진 않지만, 그래도 한 입에 넣고 씹어먹을 순 있다 (곰이라는 걸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긴하지만..). 크기의 문제인가? 한입에 들어가면 생각을 안해도 되니까 먹는건가? 가끔 첫째 꼬맹이가 동물 모양으로 된 쿠키같은 걸 먹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아껴먹으려고 그러는건지, 꼭 머리를 먼저 먹거나 꼬리를 먹고 난 후, 나한테 "엄마 이것봐, 말(이였던 거겠지;;)" 하고 보여주는데, 그럼 난 "어 그래.. 말이네.."하고 대답을 하긴 하는데, 혼잣말로 '그냥 한번에 다 먹으면 안되겠니'하고 중얼댄다. 그리고 이왕이면 아이가 혼자서 얌전히 (내가 안보는 곳에서) 쿠키를 먹었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 생일파티를 갈 일이 많아지다 보니, 이렇게 뜻하지 않는 위기(!)에 처할 때가 많다. 내 눈앞에서 곰이라든가, 페파피그라든가, 공주라든가, 개구리라든가, 그런 수많은 것들이 촛불이 꺼진후 잘려지는 걸 봐야할 때면 나 혼자 어찌할 줄 몰라한다;; 이런 내 이상한 식성(?)을 아는 친구 하나는 꼭 우릴 볼 때마다 사람수대로 (아이들까지 포함) 이 Gingerbread man을 사다주고, 남편은 "They are all for me" 하고 기뻐한다....
.............
혹시 저처럼 이런 모양으로 된 것들 못먹는 분 계신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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