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근 3주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흘러갔던 학기를 마치고 휴가라는 생각이 제대로 들기도 전에 후다닥 떠났던 여정이였고, 한국에서는 늘 그렇듯 매일 뭔가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다 지나가고, 영국으로 돌아가네요. 어제 저녁에 막상 돌아간다고 하니 그간 한국에 있었던 시간들도 생각나고, 그 중 가장 머릿속에 강하게 남았던 생각 몇개를 나눠 보려고 합니다.
1. 운전
이번 여행은 유독 길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는데요, 거기에 아이들과 움직이다 보니, 시내에서도 대중교통을 몇번 갈아타야 할 일이 있으면 아예 운전을 해서 가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번에 새삼 깨달은 거라면….. 아… 정말 운전이 거칠다는거. 진짜 심장이 벌렁벌렁 할 상황이 한 두번이 아니더라고요. 차는 많고, 워낙 도로가 엉키고 꼬이다 보니, 3차선에서 2차선으로 4차선에서 2차선으로 갑자기 차선이 변경되는 경우도 많고..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차들이 깜박이를 켜지 않아요 ㅠㅠ. 그리고 이번에는 영국에서도 운전을 하다와서 깨달은 건지, 아니면 한국 도시에 워낙 차가 많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도로 간격도 왠지 좀 좁게 느껴지고, 거기에 차들이 깜박이 없이 마구잡이로 끼어드니까, 옆에 차가 나란히 가기만 해도 마음부터 불안해지더라구요. 그렇게 마구잡이로 끼어들어 놓고, 놀래서 경적을 울리면 미안하다는 표시도 없이 쌩, 가거나, 그러다가 신호가 걸려서 옆에 같이 서있길래, 상대방 운전자 쪽을 보면, 도리어 험상궂게 노려보시거나 창문을 내리고 위협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하고…. 정말 이번에는 심장이 많이 벌컥거리는 도로 위의 상황이 많았죠;;;
2. 운전자 중심의 도로
이건 정말 한국 도착한 지 얼마 안되서 아이들과 길을 가다가 삶의 위기를 느낀 순간인데요.. 영국에서는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 일 경우, 사람이 서 있으면 무조건 차들이 멈추거든요. 거기에 익숙해 져있다 보니, 한국에 도착하고 다음날 인가, 시내를 아이들과 걷다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당연히 차가 멈추겠지 생각하고 아이들 손을 잡고 도로로 내려섰는데, 오던 차가 멈추는 대신 경적을 크게 울리면서 도리어 내게 손짓을 하며 지나가 버리더라구요. 거기에 제가 더 놀래서 아이들 손을 잡고 급히 인도로 올라와 감싸 안았는데… 이게 그 차 뿐이 아니라 지나가는 모든 차들이 다 그러더라고요. 전~~혀 멈춰 주지 않아요;;; 심지어 주차장 안에서도! 그리고 인도를 걸을 때도, 워낙 배달 오토바이, 자전거들이 인도로 속도 조절 따위 없이 지나가 버리니까 불안해서 아이들 손을 놓고 갈 수가 없었고요;; 아이들이 왜 인도에서도 손을 잡고 걸어야 하냐고 묻길래, ‘혹시 오토바이나 차가 올 수 있으니까’하고 대답하니, 아이들이 도리어 “왜 인도에 차가 와요?” 하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그 순간 저희 뒤로 차 한 대가 갑자기 주차를 하려는 건지 인도 위로 훅 하고 올라오더니 저희 뒤를 따라오더군요;;; 심지어 뒤에서 비키라는 듯 짧게 경적까지 울리셔서 도리어 인도에서 차에게 길을 내줬죠;;
3. 일회용품의 천국
이건 아마 이번에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영국에서부터 계속 언론이고 어디서든 떠들어 대던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그리고 플라스틱 이용을 줄이자고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겪다가 와서 더 눈에 뜨인 건지 모르겠는데.. 한국은 정말 일회용 용기를 많이 써요. 플라스틱 물병은 말 할 것도 없고,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종이컵, 테이크 어웨이 컵, 심지어 커피숍 안에서 먹는 것임에도 일회용 용기에 주고… 하긴 배달 음식 같은 것도 다 일회용 용기가 아니라면 될 수 없는 거겠지만… 압도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긴 하더라구요. 한국에서는 그럼 재활용은 어떻게 되고 있는건지, 새삼 생각하게 하는 여행이였죠.
4. 아이들 배려 해주는 실내 환경
정말 늘 느끼는 거지만, 한국 와서 제일 좋은 점이 공중화장실인데요;; 깨끗하기도 깨끗하지만, 가족 화장실도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용 양변기가 준비되어 있는게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영국에서는 늘 휴대용 커버를 들고 다니고 (그래서 벌써 3개째 잃어버렸지만;;;;), 화장실에 가서도 아이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아무 것도 만지지마! 움직이지마!” 이건데, 한국에서는 왠만한 공중 화장실 어디를 가도 아이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어서 좋더라구요 ^^ 또 좋은 건, 왠만큼 큰 음식점이나 백화점 같은 곳에는 다 아이들 놀이방이 되어 있고, 키즈 카페도 그냥 방치해 놓는게 아니라 정말 신경을 써놨구나, 싶어서 마구 돌아다녀도 안심할 수 있고.. 그리고 직원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안되는 행동들은 저지하고, 그런게 좋았어요. 영국의 키즈카페는 오전에는 좀 괜찮은데 방학 때나 오후에 가면 정말 엉망이거든요 (그냥 원래 좀 오래되고 지저분한 곳도 있지만요;;;) 그리고 아이들이 난장판을 만들면서 놀아도 직원들이 제재를 잘 안하니까, 도리어 엄마들이 더 신경쓰게 되고, 특히 어린 아이 둔 엄마들은 스트레스 받아서 친구들이랑 단체로 가는 거 아닌 이상 혼자 가면, 가도 쉬지도 못하고 아이들 따라다녀야 하는데 말이죠. 그런 반면, 좀 갸우뚱 하게 만느는 건, 아파트 단지가 아닌 이상, 실외에 아이들 놀이터는 별로 없다는 거? 공원이 좀 큰 편인데도 정작 아이들 놀이터는 없는 경우가 많고, 그냥 밖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 곳은 별로 없어 보였다고 할까요.. 주위에 물어보니, 요즘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들을 밖에서 잘 놀게 하지도 못하고, 학원같은 곳을 다니느라 정작 낮 시간에는 밖에서 노는 아이들이 없어서, 놀이터 대신 차라리 어르신들 위한 운동기구를 많이 설치한다는 말도 들었구요.
…….
거의 2년 반만에 다시 한국에 들어간 거라서 또 새로 바뀐 한국에 놀래고 돌아온 여행이였어요. 마치 나쁜 점만 늘어 놓은 것 같은데, 그런게 아니라 그게 가장 기억에 강하게 남아서 적었답니다;;; 한국의 빠른 변화 속도는 여전히 별로 달라지지 않은 듯 뭔가가 하나씩 바뀌어 있어서 저를 당황스럽게 했지만, 그래서 더 새롭고 좋았어요. 한국어를 알아듣지만 영어로 대답하는 아이들 덕분에 공공장소에 갈 때마다 ‘아이들 아빠가 외국 사람이에요?’ 하는 질문을 들었고, 이제 말을 제법 하는 아이들은 이번 한국 여행을 한 문장으로 마무리 지었죠. “한국에는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뭐가 다 많아”;; (아마 영국 시골에 있다가 한국 도시로 와서 더 그런걸지도;;)
.............
여기까지 비행기 안에서 글을 쓰고 하루 반이 지난 후에야 다시 글을 올리네요. 아이들이 좀 컸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직항을 탔음에도 불구하고, 10시간이 훌쩍 넘는 여정은 힘들었어요;;; 아이들은 넋이 나가듯 비행기에 좌석마다 달려있는 화면으로 보고 또 본 만화영화를 주구장창 봤지만, 역시 그것도 여행의 반쯤 지나고 나니 아이들이 무척 피곤해 하더군요.... 전 아예 잠을 한숨도 못잤구요;;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찾은 후 남편이 먼저 운전을 했는데, 그제야 잠이 마구 쏟아 지더라구요. 아이들은 타자마자 바로 기절하고;;;; 30분 정도 지난 후에 남편이 피곤해 해서 교체해서 제가 운전해 왔는데... 난데없이 밤에 고속도로 공사 한다고 아예 구간을 막아 버리고, 또 집 근처 와서는 사고 때문에 아예 차들이 움직이지 않고 ㅠㅠ 그래서 원래 걸리는 시간보다 1시간 더 걸려 도착하는 바람에 완전 뻗어 버렸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슬슬 적응을 하고 있답니다. 매번 느끼지만, 한국에 갈 때보다, 영국에 돌아왔을 때 시차 적응을 좀 더 빨리 하는 거 같아요. (아니면, 익숙한 곳에 돌아왔기 때문에 그럴지도?? 한국에서는 암막 커튼이 있는 곳이 드물고, 아파트 단지가 많아 주변 소음이 많다 보니 사실 잠을 그렇게 푹 자진 못했거든요;;)
그리고 돌아오자 마자 마치 떠난 적이 없다는 듯, 전 익숙하게 수동 기어의 차를 몰고, 해가 났기 때문에 반팔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아이들을 공원에서 놀게 했고 (한국에서는 더울 때 20도가 넘은 적이 있는데도 정작 반팔입고 있는 아이들은 저희 아이들 밖에 없었는데, 여기는 고작 11도 밖에 안되면서 단지 해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 반팔을 입고 다니는 아이들, 사람들이 많았죠 ㅎㅎ)
다시 우중충해진 날씨에 속으로 ‘이넘의 나라’하고 욕(!)을 하고, 다시 익숙하게 BBC Radio 2, 4를 듣는 생활로 돌아왔답니다. 한국에서는 아침에 엄마가 차려주는 밥에 국까지 다 먹었는데, 여기선 자연스레 커피와 토스트를 준비하면서 말이죠... 이렇게 영국에 돌아와서 한국 여행의 아무 뒤끝 없이 바로 생활에 돌아갈 때, ‘아, 내가 이곳에서 오래 살았구나’하는걸 새삼 깨닫게 된답니다....;;
영국생활 초기에는 한국에 가면, 익숙하다가 왠지 영어라도 까먹을 것 같아 불안하고, 또 영국에 돌아와서는 다시 주위 모든 게 낯설어 보여서 한국과 비교하게 되고 그랬는데 말이죠.. 이제는 어느 곳이 좋다고 할 것도, 나쁘다고 할 것도 없어 진 것 같아요. 여전히 한국에서는 ‘외국 나가 사니 좋겠다’하는 말을 때로 듣기도 하지만, 이미 여러번 글에서 적었다시피 외국생활이 그렇게까지 장밋빛이 아니라는 것도 알만큼 되었고, (한국에서 헬조선 하는 것 만큼이나 헬영국 소리 나오는 순간이 많으니까요 ㅎㅎ;;;;) 제가 알던 예전의 한국에서 바뀌고 나아진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고, 그러다가 또 찡할 때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좀더 한국을 많이 보여주고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 같이 놀 수 있는 한국말 하는 또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데, 한편으로는 예전 한인사회에서 좀 데였던 기억이 있어서 영국에서 한국인 친구 만들어주기는 아직 어려울 듯 하니, 정말 한국에 여름학교를 보내는 방향으로 생각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한주 시작 하시고, 또 글쓸게요~
정신없이 흘러갔던 학기를 마치고 휴가라는 생각이 제대로 들기도 전에 후다닥 떠났던 여정이였고, 한국에서는 늘 그렇듯 매일 뭔가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다 지나가고, 영국으로 돌아가네요. 어제 저녁에 막상 돌아간다고 하니 그간 한국에 있었던 시간들도 생각나고, 그 중 가장 머릿속에 강하게 남았던 생각 몇개를 나눠 보려고 합니다.
1. 운전
이번 여행은 유독 길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는데요, 거기에 아이들과 움직이다 보니, 시내에서도 대중교통을 몇번 갈아타야 할 일이 있으면 아예 운전을 해서 가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번에 새삼 깨달은 거라면….. 아… 정말 운전이 거칠다는거. 진짜 심장이 벌렁벌렁 할 상황이 한 두번이 아니더라고요. 차는 많고, 워낙 도로가 엉키고 꼬이다 보니, 3차선에서 2차선으로 4차선에서 2차선으로 갑자기 차선이 변경되는 경우도 많고..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차들이 깜박이를 켜지 않아요 ㅠㅠ. 그리고 이번에는 영국에서도 운전을 하다와서 깨달은 건지, 아니면 한국 도시에 워낙 차가 많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도로 간격도 왠지 좀 좁게 느껴지고, 거기에 차들이 깜박이 없이 마구잡이로 끼어드니까, 옆에 차가 나란히 가기만 해도 마음부터 불안해지더라구요. 그렇게 마구잡이로 끼어들어 놓고, 놀래서 경적을 울리면 미안하다는 표시도 없이 쌩, 가거나, 그러다가 신호가 걸려서 옆에 같이 서있길래, 상대방 운전자 쪽을 보면, 도리어 험상궂게 노려보시거나 창문을 내리고 위협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하고…. 정말 이번에는 심장이 많이 벌컥거리는 도로 위의 상황이 많았죠;;;
2. 운전자 중심의 도로
이건 정말 한국 도착한 지 얼마 안되서 아이들과 길을 가다가 삶의 위기를 느낀 순간인데요.. 영국에서는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 일 경우, 사람이 서 있으면 무조건 차들이 멈추거든요. 거기에 익숙해 져있다 보니, 한국에 도착하고 다음날 인가, 시내를 아이들과 걷다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당연히 차가 멈추겠지 생각하고 아이들 손을 잡고 도로로 내려섰는데, 오던 차가 멈추는 대신 경적을 크게 울리면서 도리어 내게 손짓을 하며 지나가 버리더라구요. 거기에 제가 더 놀래서 아이들 손을 잡고 급히 인도로 올라와 감싸 안았는데… 이게 그 차 뿐이 아니라 지나가는 모든 차들이 다 그러더라고요. 전~~혀 멈춰 주지 않아요;;; 심지어 주차장 안에서도! 그리고 인도를 걸을 때도, 워낙 배달 오토바이, 자전거들이 인도로 속도 조절 따위 없이 지나가 버리니까 불안해서 아이들 손을 놓고 갈 수가 없었고요;; 아이들이 왜 인도에서도 손을 잡고 걸어야 하냐고 묻길래, ‘혹시 오토바이나 차가 올 수 있으니까’하고 대답하니, 아이들이 도리어 “왜 인도에 차가 와요?” 하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그 순간 저희 뒤로 차 한 대가 갑자기 주차를 하려는 건지 인도 위로 훅 하고 올라오더니 저희 뒤를 따라오더군요;;; 심지어 뒤에서 비키라는 듯 짧게 경적까지 울리셔서 도리어 인도에서 차에게 길을 내줬죠;;
3. 일회용품의 천국
이건 아마 이번에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영국에서부터 계속 언론이고 어디서든 떠들어 대던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그리고 플라스틱 이용을 줄이자고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겪다가 와서 더 눈에 뜨인 건지 모르겠는데.. 한국은 정말 일회용 용기를 많이 써요. 플라스틱 물병은 말 할 것도 없고,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종이컵, 테이크 어웨이 컵, 심지어 커피숍 안에서 먹는 것임에도 일회용 용기에 주고… 하긴 배달 음식 같은 것도 다 일회용 용기가 아니라면 될 수 없는 거겠지만… 압도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긴 하더라구요. 한국에서는 그럼 재활용은 어떻게 되고 있는건지, 새삼 생각하게 하는 여행이였죠.
4. 아이들 배려 해주는 실내 환경
정말 늘 느끼는 거지만, 한국 와서 제일 좋은 점이 공중화장실인데요;; 깨끗하기도 깨끗하지만, 가족 화장실도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용 양변기가 준비되어 있는게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영국에서는 늘 휴대용 커버를 들고 다니고 (그래서 벌써 3개째 잃어버렸지만;;;;), 화장실에 가서도 아이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아무 것도 만지지마! 움직이지마!” 이건데, 한국에서는 왠만한 공중 화장실 어디를 가도 아이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어서 좋더라구요 ^^ 또 좋은 건, 왠만큼 큰 음식점이나 백화점 같은 곳에는 다 아이들 놀이방이 되어 있고, 키즈 카페도 그냥 방치해 놓는게 아니라 정말 신경을 써놨구나, 싶어서 마구 돌아다녀도 안심할 수 있고.. 그리고 직원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안되는 행동들은 저지하고, 그런게 좋았어요. 영국의 키즈카페는 오전에는 좀 괜찮은데 방학 때나 오후에 가면 정말 엉망이거든요 (그냥 원래 좀 오래되고 지저분한 곳도 있지만요;;;) 그리고 아이들이 난장판을 만들면서 놀아도 직원들이 제재를 잘 안하니까, 도리어 엄마들이 더 신경쓰게 되고, 특히 어린 아이 둔 엄마들은 스트레스 받아서 친구들이랑 단체로 가는 거 아닌 이상 혼자 가면, 가도 쉬지도 못하고 아이들 따라다녀야 하는데 말이죠. 그런 반면, 좀 갸우뚱 하게 만느는 건, 아파트 단지가 아닌 이상, 실외에 아이들 놀이터는 별로 없다는 거? 공원이 좀 큰 편인데도 정작 아이들 놀이터는 없는 경우가 많고, 그냥 밖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 곳은 별로 없어 보였다고 할까요.. 주위에 물어보니, 요즘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들을 밖에서 잘 놀게 하지도 못하고, 학원같은 곳을 다니느라 정작 낮 시간에는 밖에서 노는 아이들이 없어서, 놀이터 대신 차라리 어르신들 위한 운동기구를 많이 설치한다는 말도 들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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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년 반만에 다시 한국에 들어간 거라서 또 새로 바뀐 한국에 놀래고 돌아온 여행이였어요. 마치 나쁜 점만 늘어 놓은 것 같은데, 그런게 아니라 그게 가장 기억에 강하게 남아서 적었답니다;;; 한국의 빠른 변화 속도는 여전히 별로 달라지지 않은 듯 뭔가가 하나씩 바뀌어 있어서 저를 당황스럽게 했지만, 그래서 더 새롭고 좋았어요. 한국어를 알아듣지만 영어로 대답하는 아이들 덕분에 공공장소에 갈 때마다 ‘아이들 아빠가 외국 사람이에요?’ 하는 질문을 들었고, 이제 말을 제법 하는 아이들은 이번 한국 여행을 한 문장으로 마무리 지었죠. “한국에는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뭐가 다 많아”;; (아마 영국 시골에 있다가 한국 도시로 와서 더 그런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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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비행기 안에서 글을 쓰고 하루 반이 지난 후에야 다시 글을 올리네요. 아이들이 좀 컸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직항을 탔음에도 불구하고, 10시간이 훌쩍 넘는 여정은 힘들었어요;;; 아이들은 넋이 나가듯 비행기에 좌석마다 달려있는 화면으로 보고 또 본 만화영화를 주구장창 봤지만, 역시 그것도 여행의 반쯤 지나고 나니 아이들이 무척 피곤해 하더군요.... 전 아예 잠을 한숨도 못잤구요;;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찾은 후 남편이 먼저 운전을 했는데, 그제야 잠이 마구 쏟아 지더라구요. 아이들은 타자마자 바로 기절하고;;;; 30분 정도 지난 후에 남편이 피곤해 해서 교체해서 제가 운전해 왔는데... 난데없이 밤에 고속도로 공사 한다고 아예 구간을 막아 버리고, 또 집 근처 와서는 사고 때문에 아예 차들이 움직이지 않고 ㅠㅠ 그래서 원래 걸리는 시간보다 1시간 더 걸려 도착하는 바람에 완전 뻗어 버렸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슬슬 적응을 하고 있답니다. 매번 느끼지만, 한국에 갈 때보다, 영국에 돌아왔을 때 시차 적응을 좀 더 빨리 하는 거 같아요. (아니면, 익숙한 곳에 돌아왔기 때문에 그럴지도?? 한국에서는 암막 커튼이 있는 곳이 드물고, 아파트 단지가 많아 주변 소음이 많다 보니 사실 잠을 그렇게 푹 자진 못했거든요;;)
그리고 돌아오자 마자 마치 떠난 적이 없다는 듯, 전 익숙하게 수동 기어의 차를 몰고, 해가 났기 때문에 반팔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아이들을 공원에서 놀게 했고 (한국에서는 더울 때 20도가 넘은 적이 있는데도 정작 반팔입고 있는 아이들은 저희 아이들 밖에 없었는데, 여기는 고작 11도 밖에 안되면서 단지 해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 반팔을 입고 다니는 아이들, 사람들이 많았죠 ㅎㅎ)
다시 우중충해진 날씨에 속으로 ‘이넘의 나라’하고 욕(!)을 하고, 다시 익숙하게 BBC Radio 2, 4를 듣는 생활로 돌아왔답니다. 한국에서는 아침에 엄마가 차려주는 밥에 국까지 다 먹었는데, 여기선 자연스레 커피와 토스트를 준비하면서 말이죠... 이렇게 영국에 돌아와서 한국 여행의 아무 뒤끝 없이 바로 생활에 돌아갈 때, ‘아, 내가 이곳에서 오래 살았구나’하는걸 새삼 깨닫게 된답니다....;;
영국생활 초기에는 한국에 가면, 익숙하다가 왠지 영어라도 까먹을 것 같아 불안하고, 또 영국에 돌아와서는 다시 주위 모든 게 낯설어 보여서 한국과 비교하게 되고 그랬는데 말이죠.. 이제는 어느 곳이 좋다고 할 것도, 나쁘다고 할 것도 없어 진 것 같아요. 여전히 한국에서는 ‘외국 나가 사니 좋겠다’하는 말을 때로 듣기도 하지만, 이미 여러번 글에서 적었다시피 외국생활이 그렇게까지 장밋빛이 아니라는 것도 알만큼 되었고, (한국에서 헬조선 하는 것 만큼이나 헬영국 소리 나오는 순간이 많으니까요 ㅎㅎ;;;;) 제가 알던 예전의 한국에서 바뀌고 나아진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고, 그러다가 또 찡할 때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좀더 한국을 많이 보여주고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 같이 놀 수 있는 한국말 하는 또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데, 한편으로는 예전 한인사회에서 좀 데였던 기억이 있어서 영국에서 한국인 친구 만들어주기는 아직 어려울 듯 하니, 정말 한국에 여름학교를 보내는 방향으로 생각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한주 시작 하시고, 또 글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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