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토록 길고 길던 11월이 지나가고, 12월을 맞아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장식 불들이 켜지는가 싶더니, 드디어! 이번주 수요일에 남편이 여기로 온다!!
그래, 날도 좋았고, 오늘은 정말 간만에 비같은 비가 오긴 했지만, 그래도 영국처럼 부슬거리면서 하루종일 사람 기분 다운되게 하는 비는 아니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리가 큰 카페에 앉아 디카페 커피와 빵을 먹을 수 있었지만, 안그래도 인내심이 좀 바닥을 치고 있던 중이였다. 특히 지난 이주동안 큰 꼬맹이부터 시작해서 줄줄이 아프다가, 내가 마지막 주자로 정점을 찍는 바람에 시부모님이 외출을 마다하고 도와줘서 좀 살 것 같긴 했지만 .. 내가 정말 아팠던 날, 두분이서 하루 저녁 내내 첫째 꼬맹이 밥먹이고 씻기고 재운 후 완전 피곤하신 표정으로 계시는걸 보고, 은근히 속으로, 이제야 왜 제가 매일 저녁 그리도 피곤해했는지 아시겠나요, 이런데도 절 두고 나가셨나요, 하는 생각을 하며 좀 고소(!)해했다;;
아이들과 거의 두달간 시댁에서 머물며 든 생각은, 다른 가족 도움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남편있는게 최고다. 남편과 아이의 출산부터 함께 하면서, 정말 말그대로 아이를 같이 키웠기 때문에 뭘 해도, 무슨 일이 생겨도 바로 통하는게 있는데... 시부모님과는 일단 완벽하게 소통할 수 없는 언어의 장벽이 있고, 왜 내가 이러는지 하나하나 설명해야 하는게 피곤했다. 특히 뭔가 문제가 있어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아님 아이가 완전히 통제불능으로 날뛸 때, 혹은 내가 아~~~주 피곤해서 혀조차 꼬여나올만큼 머리가 회전을 멈췄을 때, 결정을 빨리 내리고 행동을 해야하는데, 하나하나 설명하기에는 정말 피곤하거나 짜증나고, 그럴 땐 정말이지, 남편이 짠 하고 나타나서 같이 후다닥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고 싶었다...
영국에서 늘 같이 있을 때는 이런 생각을 못했는데.. 역시 없어봐야 그 소중함을 아는건가... 그리고 육아에 있어서 부부가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시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달았다. 왜 10년동안 사귀다가도, 6년동안 결혼했더라도, 아이를 낳고나서 갈라지는 부부들이 그렇게 많은건지도;;;
물론 그가 오면 또 우린 사소한 것들로 다툴지도 모르고, 서로 아기 좀 보라고 미룰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빨리와라~~ 영국에선 거의 2년넘게 못해본 저녁 데이트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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