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살아남기

아기를 재워봅시다 1 - 신생아 오래 재우기

민토리_blog 2014. 9. 30. 00:02

둘째를 키우면서 새삼 느끼는 건데, 역시 아기가 가장 귀여울 때는 잘 때죠 -_- ㅎㅎ (그 다음은 젖 먹을 때, 그 다음은 혼자 놀 때, 가장 마지막은 울 때 - 특히 배고파서 우는 것도 아니고, 잠을 자는 것도 아니고 잠투정 하면서 울 때;;;). 육아 중 가장 힘든 순간은 잠을 제대로 못자고 밤이고 낮이고 30분-1시간 간격의 쪽잠만 자는 날들이 계속 될 때, 가장 짜증나서 정말 미쳐버릴 거 같은 시간은 새벽에 몇 시간이고 아기 재우려고 노력하다가 잠들었다고 생각하고 나도 뻗었는데 30분도 안되서 아기가 깨서 다시 울 때 ㅠ_ㅠ 첫째 때는 그렇게 새벽에 우는 아기를 안고서 울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거든요 ㅜ_ㅜ


둘째를 낳고서 초반에는 밤만 되면 마음이 불안해져서 더 잠을 못자기도 했어요. 첫째가 일어나는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까, 밤에 빨리 잠들어야지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잠은 더 안오고.. 그렇게 뒤척거리다가 겨우 잠들었는데 둘째가 깨서 우는 바람에 또 비몽사몽간에 일어나서 젖을 먹여 재우고, 그러다보면 또 잠이 깨서 다시 잠들려고 애쓰다가 겨우 잠들면 또 깨는 일이 반복되고.. 그렇게 멍하게 밤을 보내고 이제야 좀 자나, 싶으면 첫째가 깨서 난리를 치고.. 그럼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는거예요;; 좀비같은 형상으로 아침을 보내고 점심 때가 넘어가면 피곤해 미치겠는데, 쉴 수도 없고… 겨우 첫째 재우고 나서 나도 좀 쉴려고 하면 둘째가 깨서 기저귀 갈아주고, 젖 먹이고 나서 한숨 돌리면 첫째가 벌써 깨는거예요 흑흑 ㅜ_ㅜ


그.러.나.

지금 둘째는 12주에 접어들었는데, 10시 경에 마지막 수유를 하고 잠들어서 다음날 7-8시 사이에 일어난답니다 ㅎㅎㅎㅎㅎㅎ 첫째는 7시-7시 반경에 잠자리에 들어서 역시 다음날 7-8시에 일어나니, 저도 8-9시간은 내리 잘 수 있게 된거죠 ^^ 어떤 사람들은 제 이런 상황에 대해서 ‘아기가 순해서 좋겠다' 라거나, ‘100일의 기적' 같은 얘길 하는데… 사실 전 기적을 믿지도 않고, 제 꼬맹이들이 다른 아기들보다 순했다고도 생각하지 않거든요. 대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루틴'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혹시라도 ‘아기불면증'에 시달리다가 어떤 방법이라도 써보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한번 나눠보는 - 도움이 될 지도 모를 - 작은 팁들….  그리고 최종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다음 두가지 입니다.


하나. 저녁부터 아침까지 12시간 자게 하기

둘. 혼자서 잠들게 하기


…..


하나. 저녁부터 아침까지 12시간 자게 하기


사실 아기가 막 태어나고 처음 1-2일은 내리 잠만 자는 경우가 많아서, ‘혹시 내 아기가 남들이 말하는 그 천사아기?’ ‘육아가 힘들다더니 아기는 잘만 자네?’ 하는 희망을 품을 수도 있는데… 대부분 3-4일안에 그런 희망은 무참히 깨집니다 ㅜ_ㅜ

제 생각에는 처음 태어나서는 자기도 태어난다고 힘드니까 피곤해서 내리 잠만 자는 거 같고, 그 다음부터 정신을 좀 차리고 나니 환경도 다 바껴있고 (엄마 뱃속이 아냐!!), 알아서 들어오던 음식도 없으니 배는 고프고.. 그래서 그런지 한 이틀 지나고 나니까 마치 100년 잠에서 막 깨어난 배고픈 성질 더러운 공주처럼 수시로 울기 시작하더라구요;; 젖도 아직 다 돌때가 아니니까 먹여도 먹여도 아기는 배고프다고 울고, 그 과정에서 첫째 맘같은 경우는 적응되지 못한 젖꼭지가 다 헐어서 나중에는 젖 먹이는 것 마저 마치 고문처럼 느껴지죠. 밥먹는거 마저 그런데 잠도 잘 안자요;; 좀 잠들었나 싶어서 나도 잘라고 하면 또 징징거리고 입을 오물오물거리면서 또 젖을 찾고, 그렇게 24시간을 비몽사몽거리며 둘이서 침대에서 보낸적도 있네요… 그럴 때는 일단 젖이 제대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가능한 엄마도 아기가 잘 때 잠을 자두려고 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밤에도 침대나 바닥에서 아기와 같이 자는 걸 많이 시도하죠.


보통 젖이 제대로 돌기 까지 3-5일이 걸리는데, 젖이 제대로 돌면 한번 먹을 때 배부르게 먹기 때문에 밥시간 사이에 간격이 생겨요. 보통 모유수유의 경우 2-3시간에 한번씩 젖을 먹이는데, 어떨 때는 4시간 이상 내리 자는 걸 볼수도 있답니다. 여기서 키포인트는 그렇게 오래 자는 걸 ‘밤'에 잘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거죠. 그럴려면 일단 3가지를 지키는게 중요합니다.


1. 항상 같은 시간에 깨울 것

2-3시간마다 깨던 아기를 5시에 겨우 재우고 다시 7시에 아기를 깨우는게 고문같겠지만, 7시든 8시든 시간을 정해두고 항상 같은 시간에 아기를 깨우려고 하세요. 막 흔들어 깨우라는게 아니라, 아기 방의 커텐을 열어서 햇빛이 들어오게 한다든지, 불을 켠다던지, 방문을 연다던지, 그런 식으로 아기가 자연스레 깰 수 있게 하는거죠. 뭐 그래도 안깨면 30분 가량 기다려도 괜찮구요. 그래도 안깨면 기저귀를 갈아주던지 하면서 깨우세요. 그리고 젖을 먹이고 나서 다시 잠들면 재우더라도 말예요. 저같은 경우, 처음에는 그전에 몇번의 밤중수유를 했더라도 대략 6시경에 아기가 깨면 그냥 일어났어요. 다시 재우려고 하지않고 같이 깨우는거죠. 기저귀를 갈아 주고, 아기를 데리고 주방으로 내려와서 저도 아침을 먹고, 그러다가 다시 재웠답니다. 물론 아침으로 뭘 먹는지 알수도 없는 멍한 상태였지만요 ㅎㅎ 


2. 낮동안에는 절대 2-3시간 이상 내리 자게 하지 말 것


낮에 많이 자면 밤에 잘 안자더라구요. 저희도 그렇잖아요. 낮에 3-5시간 내리 자고 그러면 저녁 때 부터 똘망똘망해져서 밤 내내 1-2시간 간격으로 수유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서.. 그렇게 몇번 미칠 것 같은 밤을 보내고 난 후에는 절대 아기를 낮에 오래 안재우려고 하죠;; 그러니 아무리 낮에 아기가 오래 자서 내 시간이 많아지고 편해지더라도 2-3시간 이상 자는 경우, 기저귀를 갈던지, 환경을 바꾸던지 해서 자연스레 깨운 후 다시 잠들게 하세요. 그리고 낮에 자는 동안에는 가능하면 낮 환경 그대로 재우세요. 방을 따로 어둡게 할 필요도 없고, 굳이 집을 아주 조용하게 만들 필요도 없이 말이죠. 그래야 낮에 어딜 데리고 가도 잠을 좀 쉽게 자고, 밤과는 확실히 구분을 지어줘서 밤에 더 잘 잘 수 있으니까요. 


3. 밤에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방법으로 재울 것


저희 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10시 정도에 아기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기저귀를 새로 채우고 10시반에 재우는 걸 계속 반복했어요. 아기가 그 전에 자고 있더라도 10시가 되면 아기 방으로 데리고 가서 불을 다 켜고 솜으로 몸을 닦아주고 마사지를 해주면서 깨우는거죠. 처음에는 그렇게 하더라도 11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들기도 했고, 다시 1시에 깨기도 하고 그랬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2-3시에 깨더니 언제부터인가 고정적으로 3-4시에 깨더라구요. 그렇게 밤중 수유를 하고 나면 다시 7시 정도 까진 다시 자구요. 그러던게 아기가 8-9주를 넘어서면서 밤에 깨는 일 없이 지속적으로 6-7시 사이에 깨길래 루틴 시작을 30분 앞당겨서 9시반부터 했죠. 11주 들어서면서부터는 매일 8시 정도에 일어나길래 지금은 루틴을 또 30분 앞당겨서 9시부터 재우기 루틴을 시작한답니다. 이런 식으로 루틴을 조금씩 조금씩 앞당겨서 지금 두돌이 지난 첫째 꼬맹이는 루틴을 6시 반부터 장난감 치우기, 목욕하기, 잠옷 입기, 책읽기, 잠자기로 시작해서 늦어도 7시 반에는 잠이 듭니다. 그리고 낮에 재울 때와는 반대로 밤에 재울 때는 방을 가능한 어둡게 하고, 주위도 다 조용하게 만들어서 낮잠과는 다르다는 걸 확실히 알게 해주는게 좋아요.


이렇게 패턴이 정해지면 뭐랄까, 아기의 하루가 예측 가능해져요. 그럼 다른 걸 계획하기도 좀 쉬워지구요. 또 잠자리가 바뀌더라도 아기가 영향을 좀 덜 받더라구요. 저희같은 경우 여행을 상당히 많이 다니는 편인데 (일년에 기본 2번에서 많게는 4-5번 비행기를 타요), 멀게 한국에서 가까운 스페인과 유럽은 물론 영국내에서도 많이 다니는 편이라, 늘 잠 재우기가 가장 큰 고민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패턴이 정해져 있으면 비행 시간에 맞춰 아기가 뭘 할지 짐작도 되고, 같은 방식으로 재우기 때문에 잠들기 전 약간의 반항(?!)이 있더라도 결국은 다 자더라구요 ㅎㅎ


위에서 말씀드린 세가지 기본 팁 외에 더 추가하자면....


* 가능한 밤에 기저귀를 갈지 않습니다. 물론 옷이 다 젖고 샐 정도가 되서 아기가 깨서 울면 갈지만, 그전에는 밤에 깨더라도 가능한 자극을 적게 하고 수유만 한 후 재우려고 합니다. 샐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한 사이즈 큰 기저귀를 채우고 기저귀 습진을 방지하기 위해 바셀린을 듬뿍 발라줍니다


** 밤중수유 때 젖을 물리기 위해 불을 켜는 등 자극이 될만한 일은 다 하지 않았어요. 밤에 재울 때 아예 은은한 조명등을 켜두면 도움이 된답니다.


*** 첫째같은 경우는 젖을 먹은 후 많이 토하는 편이라 꼭 트림을 시켜야했는데요 (안그럼 눕히는 과정에서 토하다 깸 ㅠ), 그런 경우 아기를 무릎에 앉힌 자세로 밤중 수유를 했어요. 젖을 다 먹인 후 그대로 가슴에 아기를 안고 토닥거려서 트림을 시킨 후 좀 잠이 들었다 싶으면 일어나 아기 침대에 눕혔죠 (그러다 깨면 수유부터 다시 시작 ㅠ. 그리고 트림하다 다 올려서 내 옷이 다 젖더라도 아기 옷이 무사하고 안깨면 아무렇지 않은 척 끝까지 재우고, 눕힌 후 나와서 옷을 갈아입습니다 ㅠ_ㅠ)


**** 좀 예민한 아이같은 경우, 젖을 먹이면서 부터 계속 '쉬--' 하는 낮은 소리를 내주세요. 아기가 잠들고 침대에 눕히는 순간에도 같은 소릴 계속 반복해서 내고, 눕힌 후 방을 나가는 순간까지도 그렇게 해주면 아기가 변화를 좀 늦게 알아챈달까요 ㅎㅎ 눕힐 때에도 아주 서서히 몸을 아기에게서 떼세요 (허리가 아작 날 수 있으니 조심하시면서;;)


.....


일단 여기까지가 신생아인 아기를 밤에 오래 재우기 위한 방법 나누기였구요, 다음 글에서는 아기를 혼자 재우는 팁들을 공유해볼까 해요. 그 다음에는 더이상 신생아가 아닌 아기를 어떻게 재워볼지 적어보구요.


그럼 도움이 되셨음 좋겠네요~ 오늘 하루도 편안한 밤이 될 수 있게 모든 부모님들 화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