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걸 알려드리죠

영국에서 임신하면?

민토리_blog 2012. 10. 3. 01:22

* 아래의 정보들은 우선 웨일즈 중심임을 알려드립니다. 잉글랜드와 웨일즈는 비슷한 사항이 많지만 스코트랜드나 북아일랜드에 사신다면 다른 부분도 많을 수 있을 겁니다.


++ 임신인거 같아요. 어떡하나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축하받지 못할 임신에 대한 건 저도 모릅니다)
만약 임신테스트를 안하셨다면, 근처 수퍼마켓이나 약국에 가서 테스트기를 사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테스트기는 수퍼마켓 브랜드 (4-5파운드)에서 이름있는 브랜드 (10-30 파운드)까지 가지가지가 있습니다. 수퍼마켓 브랜드는 가끔 아예 작동 안할 때가 있긴 하지만, 임신으로 판정이 나오면 그 정확성은 다른 브랜드의 결과와 동일합니다.
임신테스트기에 임신이라고 판정이 나오면 본인이 등록되어 있는 Local GPs (General Practices - 모든이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영국의 헬스케어 시스템 - NHS - 의 일부입니다)에 찾아가 임신사실을 알리세요. (아직 GP에 등록하지 않았다면 지금이 할 수 있는 좋은 시기입니다. 그리고 NHS number들 받아야 합니다)

++ 따로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되나요? 초음파 검사나 소변검사로 임신여부를 다시 확인해 주지 않나요?

따로 확인 안해줍니다. GP에 가서 임신했다고 하면 축하한다 하고, 종이 한 장을 줄겁니다. 거기에 본인의 인적사항등을 기재하고 다시 리셉션에 가져다 주면 무슨 묵직한 봉투 하나를 줄 겁니다. 거기에 임신했을 때 유용한 정보들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7-8주가 되었을 때 전화하라고 전화번호를 줄겁니다. 그건 12주 되었을 무렵 첫 초음파 약속을 잡기 위한 겁니다. 즉, 12주가 되기 전까지 본인이 할 건 전화해 첫 초음파 예약을 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 때가 피 말리는 시기죠. 우리나라처럼 바로 확인 해 주지 않으니, 정말 임신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아기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불안하겠지만 그래도 참을 수 밖에 없습니다)

++ 따로 산부인과가 있나요?

임신과 출산에 관한 건 Midwife가 모두 담당합니다. 우리 말로 ‘산파'쯤 될 거 같은데, 산파라 하면 왠지 우리나라 옛날 시골에서 출산도와주던 할머니의 이미지가 전 생각나든데... 영국에서 Midwife는 정식으로 교육받고 자격증이 다 있는 조산 담당 전문직종입니다.
12주 초음파를 찍으러 가면 그 때 담당 미드와이프와 만날 겁니다 (그리고 이 때 노란색 폴더 같은 걸 줄건데, 그게 본인의 임신 기록부 같은 겁니다. 미드와이프와 만날 때나 병원에 갈 때 등, 늘 그 폴더를 들고 가야 하니 잘 보관하세요). 그럼 그 다음 부터는 초음파를 찍을 때나 혈액 검사 등을 하러 병원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드와이프가 담당하게 됩니다.

++ 초음파는 얼마나 자주 찍나요?

원칙상 딱 2번 찍습니다. 처음 12주 때, 그리고 20주에. 30주가 넘었을 때 아기의 위치가 정상이 아니거나 미드와이프가 확신을 못할 경우 다시 초음파를 찍으라고 약속을 잡아줍니다. 물론 그외에 다운증후군이 의심되어서 초음파를 다시 찍어 확인하고 싶거나, 3D사진 같은 걸 찍고 싶으면 Private Hospital에 돈내고 찍으면 됩니다. 다운증후군 검사를 위한 초음파는 아마 190파운드 쯤 할 겁니다. 
(NHS에서 다운증후군 검사는 16주 쯤에 혈액검사를 통해 합니다. 그 다음 결과를 보고 양수검사를 할 건지 말건지를 물어보죠. 우리나라처럼 임산부의 나이로 거의 당연한 듯 양수검사를 권하지는 않습니다)

++ 임신 중 몸에 이상이 있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어디에 연락해야 하나요?

임신한 이상 모든 몸과 관련된 일이면 우선 미드와이프에게 연락합니다. 만약 임신과 관련하더라도 처방전이 필요한 경우 미드와이프가 의사를 만나라고 충고해 줄겁니다. 그럼 의사와 약속을 잡으면 됩니다. (웨일즈에서는 처방전이 무료입니다. 잉글랜드에서는 대략 7파운드 이상 나오니까, 의사를 만날 경우 돈을 챙겨 가세요)

++ 정작 병원에는 언제 가나요?

초음파 찍을 때, 혹시 당뇨가 발견되면 당뇨 검사 할 때, 혈액 검사해야 할 때, 아기 위치가 이상하거나 움직임이 둔해졌다고 느낄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출산을 할 때 갑니다. 그것도 미드와이프가 약속을 대부분 잡아줍니다.

+++ 그 외...

영국에서는 임신 했을 경우 무료로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영국은 치과 치료비 엄청 납니다). 만약 이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무료로 스케일링 받을 수 있으니 이용하시고, 만약 이에 이상이 있어서 때워야 할 경우 다 무료입니다.

미드와이프에 대해 궁금하시면 이런 프로그램을 보세요...

* ‘Call the Midwife’ - BBC 드라마 시리즈 입니다. 1950년대 London East End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데, 영국 런던 예전 생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고, 그 때는 이랬구나 싶기도 하고 재밌습니다.
http://www.bbc.co.uk/programmes/b01b2w74

* ‘One Born Every Minute’ - Channel 4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실제 병원에서 미드와이프들이 어떤 일을 하는 지 볼 수 있습니다. 출산 과정도 많이 보여주니, 아 이렇구나, 하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지만, 도리어 좀 겁먹게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티비에 보여주는 거니, 이왕이면 좀 드라마틱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도 있다 보니... ‘나도 저럼 어쩌지' 하는 생각에 우울해지기도 하고 쓸데없는 걱정에 빠지게 하기도 합니다)
http://lifebegins.channel4.com/

* 그 외에 최근에 BBC2에서 제작한 ‘The Midwives’라는 다큐멘터리도 있지만, 이 때 저는 이미 임신과 출산이라면 좀 넌더리가 난 까닭에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궁금하시면...
http://www.bbc.co.uk/programmes/b01lmnn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