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살아남기

폭풍성장

민토리_blog 2013. 5. 3. 09:15

이제 한국 떠날 날도 얼마 안남았다. 남편이 먼저 돌아간 후 3주를 아기랑 어찌보내나 했는데...

친구들 만나고 가족들과 더 시간 보내고 하다보니 더 바쁘게 지나간 듯하다.

 

꼬맹이는 8개월을 기점으로 남편이 떠난 후 그야말로 폭풍성장을 했다.

곧잘 앉기는 했지만 뒤집지도, 기지도 않던 꼬맹이가.. 남편이 가고 난 후 할머니의 절대적인 지지와 트레이닝 속에 갑자기 뒤집기 시작하더니..

1주일새에 배밀이를 하고, 2주가 지난 지금은 슬금슬금 기다가 뭘 잡고 서기까지 한다.

옹알이도 늘었고, 키도 훌쩍 크고, 힘도 세져서 커다란 뚝배기를 움직이기 까지 하고...

 

그런 성장이 무척 대견스럽다가... 하루종일 움직여대는 녀석과 실랑이 하다보면 절로 탄식이 나온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난리를 쳐대니 정작 걸으면 어찌할꼬!

 

또하나 눈에 뜨이는 변화는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건데..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고집같은 것도 더 많아졌고 좋다싫다의 표현도 더 풍부해졌다.

이제 내 냄새같은걸로 나를 아는게 아니라 확실히 내 얼굴을 인식했다는게 보이고,

내가 화를 내면 눈치를 보기도 하고 제 편 들어줄 할머니 쪽을 바라보기도 한다.

 

이렇게 매일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가 또 영국가서 지랑 내랑 남을 걸 생각하니.. 맘이 좀 복잡해진다. 특히 어제는 잠을 잘 못잔데다 돌아갈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한쪽 얼굴이 마비되는 듯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는데.. 어머니가 아기를 봐주셔서 어찌나 감사했는지... 역시 손 하나 더 있다는게 얼마나 많은 차이를 나타내는지 이번에 확실히 배웠다.

그래도 어쩌랴... 돌아가면 또 둘이 될 수 밖에 없는걸... ㅜㅜ

가질 수 없는 것에 ' 그랬으면...' 하고 아무리 바래봤자 내 속만 상하니 태연히 짐쌀 준비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