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y-free story

영국 현지화를 돕는 영국 영어 표현들

민토리_blog 2014. 10. 13. 19:49

같이 박사를 하며 친해진 캐나다인 친구가 있는데 그렇게 1-2년이 지난 후 캐나다에 있는 할머니가 그녀의 메일을 받고서 "What's happened to your English?!" 그러시더래요 ㅎㅎ


저같은 경우 가끔씩 대화를 하다가 "Yeah, whatever" 하고 넘길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영국인 친구들은 제게 "You sound like an American"이라고 하죠.


닮은 듯 다른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 흔히 접할 수 있는 영국식 영어의 특징(?)을 재미삼아 경험을 바탕으로 적어봅니다~


1. 발음


보통 '영어'하면 버터를 혀에 몇겹 바른 듯 굴리는 발음을 생각하잖아요? 그리고 제게 미국식 영어는 'can't'을 '캐~엔'하는 것처럼 뭔가 좀 얍샵(?)하면서 말그대로 혀가 파도타듯 굴리는 발음을 연상시키는데요, 영국식 영어는 뭐랄까 좀 거칠지만 절제된 느낌을 준달까요. 발음역시 굴린다기 보다 차라리 단어별로 끊는 느낌이 강하구요, 포인트도 확실하죠 (토마토/토메이토, 워터/워러, 같은 차이랄까요) . 런던사람 같은 경우 말 끝마디를 또닥또닥 삼키는 경우도 볼 수 있구요. 그래서 그런지 영국에 어학연수 다녀 온 사람들끼리 우스개 소리로 말하길, 미국 갔다 온 사람은 몇개월만 있다와도 더 세련되어 진 것같고 영어발음도 달라진게 티나는데 영국 갔다 온 사람은 더 촌스러워지고 can't을 '컨'으로 발음하는거 외에는 영어가 늘었는지도 모르겠다구요 ㅎㅎ


2. 쓰기


영국영어는 뭐가 하나씩 더 붙어 있어요. Flour, colour, flavour, neighbour 처럼 말이죠. 그리고 z보다는 s를 쓰구요 (organisation, hospitalisation, etc). I have to 보다 I've got to를 더 많이 쓰기도 하고 ... 이건 일일이 나열하긴 좀 힘든데, 쓴 글을 읽다보면 저절로 드러난다고 할까요.. 특히 학생들 에세이 같은 거 읽을 때 보면 확실히 미국식 영어를 교육받은 학생들은 확 티가 나요. 일반 책을 읽을 때는 영국에서 발행한거라 문법적으로는 영국식 영어라도 작가가 영국인인지 아닌지 알아볼때도 있는데요, 그럴 때는 주로 표현이나 비유 등에서 많이 드러나더라구요 ㅎㅎ


3. Hello, mate!


보통 한국에서 영어로 자유롭게 말하는 장면이 나올 때 주로 나오는 인사말 중 하나가, "Yo, what's up, man?!" (주먹쥔 손을 가볍게 서로 치거나 하이파이브 하는 동작이 주로 곁들어짐) 잖아요? 그런데 영국에서는 왠만해선 "man" 보다는 "mate"을 확실히 더 많이 쓰더라구요. "Hello, mate, how('re) you doing?"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시장 같은 곳에 가거나 버스 등을 탈 때 남자들이 여자를 "love"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죠. 예, "Hey, love, (are) you all right?" "Thank you, love", etc. 여자들끼리 호칭은 다양하고 별로 색다르다고 느낀 건 잘 없는데.. 저 같은 경우 캠브리지에 있을 때 여자친구들과는 서로 "darling"이라고 부르고 단체를 칭할 때는 "ladies"라고 썼거든요? 그런데 웨일즈 이사오고 나니 대부분 여자들은 서로 "hun" (honey의 준말)이라고 부르고 "gals/girls"를 많이 쓰더군요.

개인적으로 영국에서 쓰이는 호칭 중 좋아하는 말은 "my dear"인데요, 좀 나이드신 점잖은 분들이 쓰실 때가 많은데 그냥 듣기만 해도 왠지 정겹다고 할까요 ㅎㅎ 손주 손녀한테 그렇게 불러주고 싶어요 ㅎㅎ


4. They ♡ 부가의문문


학교 다니면서 부가의문문을 처음 배울 때, 뭐 저런 사족같은 문법이 다있나, 하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냥 질문을 하면 되지, 또 뭘 확인하고 그래.. 그런 맘으로 말이죠. 그런데 막상 영국에서 몇년을 살다 보니, 정말 사람들이 많이 쓰더라구요. 그래도 초반에는 막상 내가 쓰기에는 좀 어색하고, 매번 문법을 따지자니 까탈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잘 안썼는데, 지금은 저 역시 대화할 때 가장 많이 쓰는게 이 부가의문문인 것 같아요.

특히 부가의문문이 가장 유용하게 쓰일 때는 바로 처음 보는 사람과 말을 틀 때 인데요. 예를 들어 같이 어색하게 줄을 좀 오래 서 있다가, 날씨에 대해 얘기를 하더라도, 그냥 “It’s very cold” 그러면 상대방은 그게 나 혼자 하는 말인지, 대화를 하자는건지 감을 못잡아서 아무런 대답을 안할 때가 많거든요. 근데 여기에 부가의문문을 넣어서, “It’s very cold, isn’t it?” 그러면 대부분 사람들도 말을 받아서, “Yeah, it’s getting chilly” 뭐 이런 식으로 답을 하고, 그럼 말을 이어가기 편하죠.

그리고 영국에서는 대놓고 뭘 해달라 요구를 하거나, 너 뭐하느냐 그런 사적인 질문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부가의문문은 돌려말하기 좋아하는 영국인들 입맛에 딱 맞는 표현방식인거죠. 예를 들어서, 사람들끼리 만나서 모임을 하고 집에 가는데 차를 얻어타는 분위기가 생긴거예요. 그런데 말을 들어보니까 한 차가 우리집 가는 방향으로 가는 거예요. 거기에 대놓고, “Could you give me a lift too, please?” 혹은 “Could I come with you too?”하기엔 좀 너무 직접적이고… 그럴 때, “You don’t have any extra space in your car, do you?”라거나 “You don’t by any chance go to A direction, do you?” 이런 식으로 운을 떼는 게 자연스레 먹힌다는 거죠 ^^. 


5. 다시 확인하고 확인하라


영국인들이 가끔 잘난척 하거나 다른 사람을 어린애 취급한다는 오해(?!)를 살 때가 있는데요, 그게 아마도 영국인들의 이런 말하는 습관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특히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을 만나면, 뭘 말하고 꼭 확인을 해요. 위에서 말한 부가의문문을 붙이는 경우는 기본이고, 그냥 잠깐 자리를 비울 때에도, “I will go and double check. Is it alright?” 하는 식으로 뒤에 뭘 붙여요. 뭐 부탁하고 나서도 말 끝에 “Are you sure?/Is it OK?” 등을 붙이거나, “You don’t mind, do you?”하는 식의 확인사살도 하고 말이죠. 물론 저렇게 자꾸 확인을 하는게 웃겨서 농담식으로라도 “No”하고 대답하면 왠만큼 친한 사이가 아닌 이상, 상대방이 일시정지하는 걸 볼 수 있답니다, 그러니 조심 ㅎㅎ;;

그런데 미국인 친구들과 만나면 이런 부분은 좀 적더라구요. 어디서 만나자, 그러면 그냥 “Cool, see ya”하고 만다고 할까요. 제가 조심스레 부탁을 하고 “Are you sure?”이러고 있으면 대부분, “Yeah, totally!”하고 넘어가기도 하구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는 미국인 친구들과 말하는 게 좀 편하기도 하더군요 ^^


6. 항상 리액션을 하세요


한국에서는 누가 좀 슬프거나 어두운 과거 얘길 하면 일단 침묵하죠. 뭐라고 말하면 좋을지 모르니까 그러는게 당연한데… 영국에서는 그렇게 조용히 있는게 좀 더 어색해요. 그럼 상대방이 내가 이런 말을 해서 부담스러워 하는 건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일단 얼굴을 마주대하고 있는 상황이면 즉석에서 “Oh/Dear” 등의 소리를 내면서 바로 얼굴로 표현을 하고, 그게 아니라도 “I’m so sorry”하는 식으로 반응을 바로 하죠. 대화를 하면서도 추임새처럼 ‘really/no way/what?/I can’t believe it/that’s great/of course’ 등등의 말로 맞장구를 쳐주고, 한국에서도 여자 말 잘 들어주는 비법 중 하나로 말 끝 문장 되풀이하기를 추천하곤 하는데 영국에서 말할 때도 비슷해요. “Today my boy climbed up the high chair by himself”그러면 “Did he?”하는 식으로 맞장구를 쳐주는거죠.

그런데 이건 미국인과 비교하면 좀 반응이 덜한거 같기도 해요. 일단 완전히 친해지기 전에 개인적인 이야기 하는 걸 좀 꺼려하는 영국인들 성격만큼 누가 그런 어두운 이야길 하면 반응을 하면서도 좀 어떻게 해야할지 어색해 하는 분위기가 있긴 한데… 미국인 친구들같은 경우는 반응도 즉각적이지만, 받아들이는 것도 좀 더 쿨하다고 할까요.. 심지어 자기 경험을 바로 꺼내 얘기하는 친구들도 있고, 다른 해법을 제시하는 친구들도 있고…


…….


그 외에 영국식 영어에 좀 더 관심을 두시고 영국인처럼 말하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 말을 빨리, 굴리면서 하려고 하지 말고, 가능한 천천히 단어를 정확히 발음해서 말하시고,

- 마음에 드는 억양이 있으면 (전 개인적으로 Period drama에 나오는 억양을 가장 좋아하고, Liverpool 억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문장을 그 억양대로 자꾸 따라 하시면 결국 익숙해진답니다. 제 일본인 친구 같은 경우는 영화 Full Monty를 좋아해서 그걸 반복적으로 보면서 영어를 배운 케이슨데, 다들 그 친구가 Sheffield 본토 출신인줄 알아요 ㅎㅎ


그래도 저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정말 미국사람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요, 미국 영어를 더 많이 접해보신 분들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