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살아남기

흔한 일상 둘

민토리_blog 2014. 2. 10. 07:23

* 온 가족이 감기에 걸렸다. 스페인에서 돌아와서 부터 꼬맹이랑 나랑 둘이 감기에 걸려서 서로 바이러스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는데.. 보통 감기에는 절대로 걸리지 않는 남편이 우리 둘의 감기 바이러스 공격을 못견디고 수요일에 앓아 눕더니만, 그 때부터 아기의 감기 증세도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목요일 저녁부터 열이 나고, 금요일부터는 기침이 심해지더니 밤에도 기침을 하다 못견디고 잠에서 깨서 우는 일까지 생겼다. 나도 감기에 잘걸리는데다가 한번걸리면, 코감기, 목감기, 기침감기 두루두루 섭렵해주다가 회복되는 편인데... 꼬맹이를 보아하니 그 패턴이 나와 흡사하다;;; 이런건 남편이나 닮으면 좋을 것을... 어쨌건 그렇게 집안의 두 남자가 다 앓아눕는 바람에 더불어 내가 고생하고 있다. 감기와 더불어 내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꼬맹이와 생전 별로 경험해본 적 없는 감기에 골골거리는 남편까지... 하긴 한국에 태풍 오는 장마기같은 이 영국 날씨에 감기도 안걸리고 버티는게 용하겠지.. 


** 20주 스캔을 갔다 왔다. 둘째의 성별을 물으니 100% 장담은 못해도 여자아이인 것 같다고 했다 ^^ 스페인에 있었을 때 아기를 만나는 꿈을 꿨는데, 거기서 아기가 말해준 이름이 아무래도 여자 이름이라 혹시, 설마, 했는데 ㅎㅎ 집안에 남자아기들만 우글거리던 시댁에서는 무척 들떠하고, 남편과 나도 들떠하고 있다. 아무래도 둘째다 보니, 첫째보다는 준비할 것도 별로 없고, 그래서 한편으론 그 설레임의 정도가 첫째때보다는 좀 덜했었는데, 막상 성별이 다르다고 하니 설레임 게이지가 올라가는 기분이다. 여자아기라도 따로 옷을 사거나 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간단한 원피스나 몇개 만들까, 머리띠를 만들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


*** 운전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지 한달이 넘었다. 작년 크리스마스 전에 주문해 놨던 차가 영국에 돌아오는 시기에 딱 맞게 나온 까닭에, 이젠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맘편히 차를 몰고 다닐 수 있게 됬다. 한국과 영국은 운전 면허 교환이 가능해서, 영국에서 산지 2년 안에 신청을 하면 한국의 운전면허를 영국 운전면허로 바꿀 수가 있다. 혹시 정보가 필요하신 분은, DVLA (Driver and Vehicle Licesning Agency) 웹사이트를 참고하시도록.. 

영국에서 지낸지 10년이 다되어가는 까닭에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 지 자신이 없었는데..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씩 한달을 다시 도로 연수 하고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됬다. 영국에서는 한국처럼 운전면허장을 통하지 않고 개인 연수로도 면허를 딸 수 있다. 나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이미 수동 1종면허를 따놨기 때문에 그래도 기어 체인지 같은 쪽에서는 좀 편했던 거 같다. 

진짜.. 이 외딴 곳에서 아기까지 데리고 살려면 운전이 얼마나 필수인지.. 요즘에 절실히 깨닫는다. 그러면서 기분이 좀 묘해지기도 한다. 처음 이 외딴 곳에 와서 살 때는 운전은 무슨, 버스 값마저 아끼려고 모든 거리는 걸어다녔는데... 물론 캠브리지에서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자전거만 주구장창 타고 다녔고... 그러던 내가 버스를 주기적으로 타고 다니는 것도 대단한 발전이다 싶었는데.. 이젠 내 차를 몰고 다닌다... 이렇게 타지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나를 보는 건 여전히 좀 낯설다. 


..... 


아직도 2014년이라는 게 실감이 잘 안난다. 저번주에는 대학에 미팅이 있어 나갔다 왔는데, 잦은 비로 웅덩이가 군데군데 파인 잔디밭 사이에 바이올렛이 피어오르는게 보였다. 왜 벌써 얘들이 나와있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벌써 2월이다. 꼬맹이는 위아래 방수로 무장을 하고 군데군데 웅덩이가 파인 공원을 뛰어노는걸 무척 좋아하지만, 제발 이 비는 좀 그쳤음 좋겠다. 행여라도 홍수로 영국에서 힘든 시간 보내는 분들 계시다면 어서 상황이 나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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