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기에 대해 본능적으로 다 안다?
"너도 아기 울음소리로 아기가 뭘 원하는지 알수 있어?"
"대략"
"와.. 대단하다. 배운 적도 없는데.. 역시 엄마의 본능이란!"
...
결혼 안한 친구와 짧게 메세지를 주고 받으며 한 대화다.
흔히들 엄마는 아기에 대해 뭐든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게 마치 여자에게 내재된 본능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내 생각으로 그건 본능과는 전혀 다른, 어찌보면 확실한 '학습'의 결과인 것 같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구별하는 방법은 어찌보면 시간이 걸리지만 간단하다.
첫째로 아기가 울 경우, 경우의 수는 별로 없다. 배고프거나, 잠오거나, 기저귀가 젖었거나, 배가 아프거나, 춥거나 혹은 무지 덥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둘째, 이제 그 경우의 수를 상황에 대입시켜서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면 된다.
마지막으로는 그걸 무한정 반복한다.
매일 이걸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알 수 밖에 없다. 토익도 자꾸 치면 결국은 900점 이상 맞을 수 있는 것처럼.... 그게 아빠이든 엄마이든 할머니든 이웃집 사람이든, 그렇게 아기랑 줄기차게 붙어서 위의 순서를 반복하다 보면 본능이고 뭐고 간에 감이 오는 거다.
물론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거지만...
어느 순간 아기가 업그레이드 되면, 그 땐 다시 경우의 수를 잡아서 대입시키고 확인하고, 그걸 다시 무한정 반복해야 한다. 그래서 또 익숙해 질만 하면 또 아기는 업그레이드 되고.... 이런게 자라서 지 혼자 움직이고 의사 표현할때 까지 무한정 반복... -_-;;
결혼 안한 친구가, '난 아기 키우는 거 못할 거 같아. 난 모성 본능같은 게 없나봐. 아기를 보면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라고 말했을 때 대답해줬다.
닥치면 다 하게 되있다고. 삽하나 안들어본 남자들이 군대가면 다 하게 되있는 것처럼...
물론 그게 '내 아기'일 때만 가능한 얘기지만... (내 아기가 있어도 남의 아기 돌보는 건 다 공포고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