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y-free story
제발 아프지 말아요
민토리_blog
2017. 6. 25. 05:10
헝가리에 석사 학생들을 데리고 5일간 field trip을 다녀왔다. 일하러 간 거 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이들 없이 혼자 여행 나온 게 몇년 만이라 살짝 들뜬 것도 사실이였다.
여행은 하루하루가 바빴지만, 그래도 같이 간 동료들이 좋고 잘 맞아서 저녁에는 같이 저녁도 먹으러 가고, 야경도 보러다니고, 간만에 자유를 만낏했었다.
그러다 여행 마지막 날 전에 영국의 학과장으로부터 문자 하나를 받았다. 이렇게 연락을 하게 되서 미안하다, 헝가리에 있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급한 일이라 이렇게라도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등등..
그런 말들의 끝에 아주 낯익은 이름 하나가 등장하고 그 위에 'passed away'란 말이 따라 붙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불과 이 주 전에 우리는 만나지 않았던가. 만나서 늘 그랬듯이 안부를 묻고, 헝가리에 다녀와서 만나자고 그렇게 어느 때처럼 인사하고 헤어지지 않았던가.
아니, 바로 그 날 아침에 나는 그에게 일과 관련해서 메일을 보냈었다. 그런데.. 그랬던 그가, 이렇게 난데없이 죽어버렸다니. 아니,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날 이 대학으로 소개해준 사람이다.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던 내 이메일에 답을 해준 사람이고, 진지하게 내 말에, 내 계획에 귀 기울여준 사람이다.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고 첫 3달간 이리저리 치이면서 회의감에 빠져들 때, 괜찮냐고 물어주고,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나를 이끌어준 사람이다.
내게 멘토같고, 롤모델같고, 때론 오빠같던 사람.
자기 잘난 맛에 떠들어 대던 교수란 허울좋은 옷에 빠져 살기보다, 진심으로 학문을 대하고, 연구하고, 그래서 내게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던 사람.
항상 차분하고, 그러면서도 웃음이 시원했던 사람. 언제고 내가 문을 두드리면, 거대한 애플 모니터 뒤에서 일하다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문을 열어주던 사람.
내가 주저할 때 아주 대놓고 일하라고 등 떠밀어 주던 사람. 말한 건 지키는, 내가 현재 이 대학에서 가장 믿을 수 있었던 사람.
그랬던 그가... 겨우 42살의 나이로 그렇게 갑자기 난데없이 떠나버렸다.
나는 믿을 수 없었고, 혹시나 설마 하면서도 우는 걸 그만 둘 수 없었고..
헝가리에서 돌아온 뒤 그를 기리는 모임이 있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주 대하기 두려워 피하다가 뒤늦게 들어간 모임장소에서, 이게 현실이란 걸 직시하고 또 울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아. 진짜 구나. 진짜로 그가 이렇게 죽어버렸구나.
다시는 이 곳에 오더라도 그를 만날 수 없구나. ...
그렇게 지쳐서 집에 돌아온 뒤, 나는 계속 지치고 피곤해 하고 있다.. 그의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사람의 죽음을 대한게 처음이 아닌데도.. 그래도.. 늘 익숙하게 만나고 웃고, 대화를 나누던 그가 이젠 없어졌다는 사실이 적응되지 않는다.
사실 아직까지 난 대학동에 들어가 보지 못했다. 월요일이 되면 가야만 하겠지만. 가서 결국 마주 대할 수 밖에 없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가고 싶지 않다.. 그냥 대하고 싶지 않다.
물론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
다들 부디 건강하세요. 제발 아프지 말고..
마틴, 그는 많이 피곤했대요. 의사나 그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피곤했답니다. 매주 운동하고 건강해보이던 그는 그렇게 1주 반만에, 순식간에 세상을 떠나버렸어요.
도대체 뭘 위해 그는 그토록 피곤하도록 그 자신을 몰아친건지.... 아니, 사실 저도, 우리도 그러고 있지 않나요? 피곤한데, 그런데도 하루는 흘러가죠.
우리는 어떻게든 하루를 견디고...
제발. 아프지 말아요. 마지막이 이럴 거라면... 조금 덜 이루더라도, 차라리 좀더 맘 편하게 한 시간 더 자는게 낫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아무리 뭘 많이 했어도, 사실 죽고 나면 그게 뭔 상관인가 싶구요... 그러니.. 조금 덜 노력하더라도.... 그래서 조금 덜 성공하더라도...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요.
여행은 하루하루가 바빴지만, 그래도 같이 간 동료들이 좋고 잘 맞아서 저녁에는 같이 저녁도 먹으러 가고, 야경도 보러다니고, 간만에 자유를 만낏했었다.
그러다 여행 마지막 날 전에 영국의 학과장으로부터 문자 하나를 받았다. 이렇게 연락을 하게 되서 미안하다, 헝가리에 있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급한 일이라 이렇게라도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등등..
그런 말들의 끝에 아주 낯익은 이름 하나가 등장하고 그 위에 'passed away'란 말이 따라 붙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불과 이 주 전에 우리는 만나지 않았던가. 만나서 늘 그랬듯이 안부를 묻고, 헝가리에 다녀와서 만나자고 그렇게 어느 때처럼 인사하고 헤어지지 않았던가.
아니, 바로 그 날 아침에 나는 그에게 일과 관련해서 메일을 보냈었다. 그런데.. 그랬던 그가, 이렇게 난데없이 죽어버렸다니. 아니,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날 이 대학으로 소개해준 사람이다.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던 내 이메일에 답을 해준 사람이고, 진지하게 내 말에, 내 계획에 귀 기울여준 사람이다.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고 첫 3달간 이리저리 치이면서 회의감에 빠져들 때, 괜찮냐고 물어주고,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나를 이끌어준 사람이다.
내게 멘토같고, 롤모델같고, 때론 오빠같던 사람.
자기 잘난 맛에 떠들어 대던 교수란 허울좋은 옷에 빠져 살기보다, 진심으로 학문을 대하고, 연구하고, 그래서 내게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던 사람.
항상 차분하고, 그러면서도 웃음이 시원했던 사람. 언제고 내가 문을 두드리면, 거대한 애플 모니터 뒤에서 일하다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문을 열어주던 사람.
내가 주저할 때 아주 대놓고 일하라고 등 떠밀어 주던 사람. 말한 건 지키는, 내가 현재 이 대학에서 가장 믿을 수 있었던 사람.
그랬던 그가... 겨우 42살의 나이로 그렇게 갑자기 난데없이 떠나버렸다.
나는 믿을 수 없었고, 혹시나 설마 하면서도 우는 걸 그만 둘 수 없었고..
헝가리에서 돌아온 뒤 그를 기리는 모임이 있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주 대하기 두려워 피하다가 뒤늦게 들어간 모임장소에서, 이게 현실이란 걸 직시하고 또 울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아. 진짜 구나. 진짜로 그가 이렇게 죽어버렸구나.
다시는 이 곳에 오더라도 그를 만날 수 없구나. ...
그렇게 지쳐서 집에 돌아온 뒤, 나는 계속 지치고 피곤해 하고 있다.. 그의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사람의 죽음을 대한게 처음이 아닌데도.. 그래도.. 늘 익숙하게 만나고 웃고, 대화를 나누던 그가 이젠 없어졌다는 사실이 적응되지 않는다.
사실 아직까지 난 대학동에 들어가 보지 못했다. 월요일이 되면 가야만 하겠지만. 가서 결국 마주 대할 수 밖에 없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가고 싶지 않다.. 그냥 대하고 싶지 않다.
물론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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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부디 건강하세요. 제발 아프지 말고..
마틴, 그는 많이 피곤했대요. 의사나 그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피곤했답니다. 매주 운동하고 건강해보이던 그는 그렇게 1주 반만에, 순식간에 세상을 떠나버렸어요.
도대체 뭘 위해 그는 그토록 피곤하도록 그 자신을 몰아친건지.... 아니, 사실 저도, 우리도 그러고 있지 않나요? 피곤한데, 그런데도 하루는 흘러가죠.
우리는 어떻게든 하루를 견디고...
제발. 아프지 말아요. 마지막이 이럴 거라면... 조금 덜 이루더라도, 차라리 좀더 맘 편하게 한 시간 더 자는게 낫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아무리 뭘 많이 했어도, 사실 죽고 나면 그게 뭔 상관인가 싶구요... 그러니.. 조금 덜 노력하더라도.... 그래서 조금 덜 성공하더라도...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요.